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배우는 학생보다 가르치는 선생님이 더 많은 운동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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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박 프로님! 아니 왜 사람들이 저만 보면 레슨을 해주려고 할까요?

어제도 어느 한 분이 18홀 내내 따라다니면서 레슨을 해주는데, 죽는 줄 알았습니다. 

점수는 제가 더 좋은데…” 

 

 

항상 꾸준히 연습하시는 분이고, 스윙도 나쁜 편이 아닌데,

그런 분에게 무슨 레슨 할 것이 있다고 18홀을 내내 따라다녔을까요? 

그것도 자기보다 점수가 좋은 분을 말입니다. 

왜 그랬는지 오히려 제가 더 궁금해졌습니다.

레슨 당하신(?)분이 사람이 너무 좋아서 일까요?

 

 

아주 가끔 연습장에서 주위를 살펴보면 남에게 훈수를 해줄 정도의 실력은 아닌 것 같은데 말씀이 많은 분들을 볼 수가 있습니다. 골프는 단 10분만 배워도 남을 가르치려 드는 무서운 병(?)을 가진 운동이라고 하지요. 오죽하면 배우는 학생보다 가르치는 선생님이 더 많은 운동이 골프라고 합니다.

 

 

레슨 혼자오기 심심해서 친구를 데리고 오시는 분들도 가끔 계십니다. 그럴 경우 함께 와서 옆에서 연습하는 것은 좋은데 잠시 쉬면서 음료수래도 마실라치면 그 시간을 참지 못하고 훈수를 두는 분도 계십니다. 담당 프로가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옆에 있음에도. 그런 개 싸가지 메너는 대체 어디서 배운 것일까요?

 

 

그런 분 샷을 보면 어금니 살짝 깨물고 한 마디 날려주고 싶은 마음 간절합니다.

 

“너나 잘하세요!”

 

 

 

필드레슨을 가끔 나갑니다.

그리고, 필드레슨을 하면 할수록 새삼 느끼는 것이 하나 있지요. 

필드레슨은 아무리 할 말이 많아도 가급적 말을 아껴야 하는 “묵언수행”이라는 점입니다.

 

우선 처음 세 홀 정도는 플레이를 살피느라고 시간을 보냅니다.

물론, 1번 홀의 플레이만으로 말씀 드릴 것들이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.

하지만, 스스로 몸이 풀리기 전이라고 생각하시는데 섣불리 말을 꺼내면,

저의 말에 믿음이 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.

충분히 살핀 다음에 말을 꺼내는 것이 도리라서 꾹 참고 지나갑니다.

 

아무리 필드레슨이라도 제가 본 모든 것을 이야기 할 필요는 없더군요.

많은 것을 이야기하면 오히려 혼란만 커질 뿐, 제대로 몸으로 익힐 확률은 낮아집니다.

 

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싶더라고, 정말 중요하고, 꼭 필요한 것을 골라내야 합니다.

개인적으로는 스윙에서 하나, 숏 게임에서 하나, 퍼팅에서 하나, 경기운영에서 하나, 

그 이상 이야기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.

 

그리고, 스윙 전에는 가급적 말을 아낍니다.

스윙하기 전에 스윙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, 실수 할 확률만 높아집니다.

대신 스윙을 하고 나면 필요한 연습을 몇 번 같이 합니다.

다음 홀에서도 스윙을 하고 나면 필요한 연습을 합니다.

그렇게 몇 홀을 지나다 보면, 스윙이 조금씩 달라집니다.

많은 말보다는 조금씩 몸으로 익히는 것이 서로에게 더 편한 것 같습니다.

 

골프를 하다 보면, 다른 골퍼의 문제점이 눈에 잘 들어오게 마련입니다.

하지만, 문제가 있다고, 모든 것을 다 지적해야만 좋은 골프가 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.

문제점의 지적은 긴장은 낳고, 긴장은 실수를 낳고, 실수는 새로운 문제를 불러내기도 합니다.

 

 

즐겁고, 점수가 좋았던 라운드의 기억을 되살려보면, 

골프에 대한 기술적인 토론보다는 살아가는 이야기가 더 많지 않았던가요?

 

수없이 눈에 띄는 오류가 있더라도, 정말 필요한 한마디 외에는 말을 아끼는 절제.

실수의 지적보다는 즐겁고 편안한 이야기로, 긴장을 풀어주고, 실수를 줄여주는 지혜.

필드레슨을 나가면 나갈수록 기술적인 이야기는 점점 줄어드는 저 자신을 위한 변명입니다.

 

그리고, 이런 생각도 한 번쯤 해볼 만 한 것 같아요.

골프를 하다 보면, 다른 골퍼의 문제점은 눈에 잘 들어오게 마련입니다.

그렇다면 나의 문제점은? 나의 문제점은 꼭꼭 숨어만 있을까요?

 

 

오늘부터 훈수는 핸디 10 이하의 "고수"들만 하는 걸로!!!

 

즐거운 골프하시기 바랍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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